DIRECTOR'S COLUMN

치과마다 치료계획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진우 원장

여러 치과를 다녀보신 환자분들이 가끔 물어보십니다.

“저번 치과에서는 이렇게 하라고 했는데 여기는 왜 다르게 이야기하세요?”

환자분 입장에서는 당연히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치과마다 치료계획이 다르다고 해서 반드시 한쪽이 틀렸다는 뜻은 아닙니다.

치과치료에는 한 가지 방법만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여러 치료방법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경우도 상당히 많기 때문입니다.

치료계획에는 치과의사의 경험과 선호도도 작용합니다

간단한 충치치료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말감이라는 재료를 꽤 좋아했던 치과의사입니다.

제 입안에도 30년이 넘은 아말감 수복물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특히 예전에는 구리 함량이 높은 고동 아말감을 사용했습니다.
보험이 적용돼 환자분들의 비용 부담은 적으면서도 물성이 좋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괜찮은 재료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아말감은 보험수가가 정해져 있는데 수입 재료 가격은 변했고,
제가 사용하던 고동 아말감 제품도 점차 구하기 어려워져서 아말감 재료의 물성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아말감은 수은을 사용하는 재료라 관리해야 할 부분도 많았고,
지금은 점차 사용이 금지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 사이 복합레진의 물성과 접착기술은 계속 좋아졌고, 다른 보험재료인 자가중합형 GI의 물성도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아말감이 어느 날 갑자기 나쁜 재료가 된 것이 아니라,
재료와 진료환경이 달라지고 다른 치료재료가 발전하면서 제가 선택하는 치료방법도 달라진 것입니다.

비슷한 변화는 인레이에서도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어금니 옆면까지 충치가 생기면 골드 인레이를 첫 번째 선택으로 생각하는 치과의사들이 많았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금값도 높지 않았고, 직접 충전하는 레진의 물성도 지금만큼 좋지 않았습니다.

이후 레진계 인레이가 많이 사용됐고, 다시 직접 충전하는 복합레진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과거라면 인레이를 했을 정도의 충치도 지금은 레진으로 직접 치료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현재는 여러 방법이 모두 좋은 치료가 될 수 있고, 충치의 크기와 위치, 남아 있는 치아의 양, 환자분의 선호도와 함께 그 재료를 사용하는 치과의사의 경험과 선호도도 치료계획에 어느 정도 작용할 수 있습니다.

치료방법은 시대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임플란트가 지금처럼 널리 사용되기 전에는 잇몸뼈가 많이 줄어들어 예후가 좋지 않은 치아라도 환자분이

“아직 별로 불편하지 않은데 쓸 수 있을 때까지 쓰면 안 될까요?”

라고 하시면 앞으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설명드리고 가능한 데까지 사용해 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결국 치아를 빼게 되면 양옆 치아를 깎아 브릿지를 하거나,
여러 치아가 없다면 틀니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임플란트가 널리 사용되면서 치료계획을 세울 때 생각해야 할 것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먼저 임플란트는 뼈에 심는 치료이기 때문입니다.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치아를 무리해서 오래 유지하는 동안 염증이나 치주질환으로 주변 뼈가 계속 줄어든다면, 나중에 그 치아를 빼고 임플란트를 하려고 할 때 오히려 치료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임플란트가 널리 사용되면서 금이 가 있는 치아나 잇몸수술까지 해야 할 정도로 잇몸 상태가 좋지 않은 치아를 바라보는 기준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치아도 발치하기 전에 어떻게든 살려서 오래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여러 단계의 치료를 거쳐도 결국 발치할 가능성이 높다면, 처음부터 발치 후 임플란트를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치료방법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금이 간 치아를 살리기 위해 여러 단계의 치료를 했는데 결국 발치하게 되거나,
잇몸수술까지 하면서 살리려고 했던 치아를 결국 발치하게 되면 가끔 환자분들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렇게 고생할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빼고 임플란트할 걸 그랬어요.”

반대로 결과가 조금 불확실하더라도 고생을 해서라도 자기 치아를 최대한 살려보고 싶어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경우에는 발치하게 될 가능성까지 충분히 설명드리고,
힘든 과정을 거치더라도 치아를 살려보기를 원하는지,
아니면 예후가 좋지 않다면 발치 후 임플란트처럼 좀 더 예측 가능한 방법을 원하는지
환자분과 충분히 상의한 후 치료계획을 세우려고 합니다.

검사를 더 해보면 치료계획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저도 처음 세웠던 치료계획을 바꾼 적이 있습니다.

아래 앞니가 많이 흔들려 발치가 필요한 환자분이 있었습니다. 환자분도 임플란트를 원하셨고 겉으로 보기에는 잇몸이 비교적 두툼해 보여 처음에는 발치 후 임플란트를 계획했습니다.

그런데 CT를 촬영해 보니 생각보다 뼈가 너무 많이 없어져 있었습니다.

임플란트를 하려면 상당한 골이식이 필요했고 치료기간도 길어지며 결과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반면 양쪽 송곳니는 뿌리가 길고 잇몸 상태가 좋았습니다.

그래서 환자분께 다시 설명드리고 송곳니를 이용한 브릿지로 치료계획을 변경했습니다.

이 경험 이후로 저는 임플란트를 계획할 때 먼저 CT를 찍어서 뼈 상태를 확인한 뒤
구체적인 치료계획을 세우려고 합니다.

충치치료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습니다.

X-ray와 눈으로 보았을 때는 단순한 충치치료로 끝날 것 같았는데 실제로 충치를 제거해 보니 생각보다 깊어서 신경이 노출되고 근관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치아 옆면의 충치를 치료하다가 맞닿아 있던 옆 치아에서도 충치가 추가로 확인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처음과 치료계획이 달라졌다고 해서 반드시 처음 진단이 잘못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새로운 정보를 확인하면 그에 맞춰 치료계획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치료계획은 환자분과 함께 정합니다

치료계획은 X-ray 한 장이나 치아 하나만 보고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치아와 잇몸의 상태를 충분히 확인하고, 환자분이 어떤 불편을 느끼는지, 어떤 치료를 원하시는지, 치료과정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지도 함께 들어봐야 합니다.

같은 상태의 치아라도 가능한 한 자연치아를 오래 살리고 싶은 분과,
여러 번 치료할 가능성보다 좀 더 예측 가능한 치료를 원하는 분의 선택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치료방법이 여러 가지라면 각각의 장단점과 예상되는 과정을 설명드리고,
환자분의 생각을 들은 뒤 함께 치료계획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른 치과와 치료계획이 다르다면 단순히

“누구 말이 맞나요?”

라고 묻기보다

“왜 이 치료를 권하시나요?”
“다른 방법은 없나요?”
“이 치아를 살린다면 어떤 장단점이 있나요?”

를 한번 물어보셨으면 합니다.

저는 치료계획이 다르다는 것 자체보다
왜 그 치료를 선택했는지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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