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를 하나 빼게 되면 환자분들이 많이 물어보십니다.
“그럼 여기는 임플란트를 해야 하나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빠진 치아는 가능하면 다시 씹을 수 있도록 회복해 주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치아를 하나 뺐다고 해서 반드시 임플란트도 하나 심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치아가 빠졌는지, 남아 있는 치아로 충분히 씹을 수 있는지, 반대편 치아와의 교합은 어떤지,
임플란트를 심을 뼈는 충분한지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가장 끝에 있는 어금니는 꼭 해야 할까요?
제가 진료하면서 이런 고민을 자주 하는 곳이 위쪽 가장 끝에 있는 큰어금니, 제2대구치입니다.
제2대구치도 음식을 씹는 데 중요한 치아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회복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위쪽 어금니 부위는 골질이 상대적으로 약한 경우가 많고, 바로 위에는 상악동이라는 공기주머니가 있습니다.
뼈가 부족하면 단순히 임플란트 하나만 심는 것이 아니라 상악동 거상술과 골이식술까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수술도 더 힘들어지고 치료기간과 비용도 늘어납니다.
그런데 끝쪽 어금니를 뺀 뒤 염증이 심해 바로 임플란트를 심지 못하고,
뼈가 어느 정도 차오르기를 몇 달 기다렸던 환자분들 중에는 가끔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원장님, 저는 이거 없어도 밥 먹고 씹는 데 별 차이를 모르겠는데 꼭 해야 하나요?”
실제로 모든 환자가 맨 뒤 어금니 하나가 없다고 똑같은 정도의 불편을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지금 불편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그냥 두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른 어금니의 상태와 전체적인 씹는 기능, 맞은편 치아의 변화 가능성 등을 같이 봐야 합니다.
하지만 임플란트 하나를 하기 위해 비교적 큰 수술까지 필요하다면
그 치료로 얻는 이득과 환자분이 감수해야 할 부담을 같이 비교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임플란트를 하고 싶어도 뼈 상태가 너무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 아래 앞니가 많이 흔들려 발치 후 임플란트를 계획했던 환자분이 있었습니다.
환자분도 임플란트를 원하셨고,
겉으로 보기에는 잇몸도 비교적 두툼해 보여 처음에는 저도 임플란트로 치료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CT를 촬영해 보니 생각보다 뼈가 너무 많이 없어져 있었습니다.
임플란트를 하려면 상당한 범위의 골이식이 필요했고 치료기간도 최소 수개월 이상 길어지며,
그렇게 치료하더라도 원하는 만큼 뼈가 만들어질지를 쉽게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반면 양쪽 송곳니는 뿌리가 길고 잇몸 상태가 좋았습니다.
그래서 환자분께 상황을 설명드리고 결국 양쪽 송곳니를 이용한 브릿지로 치료했습니다.
임플란트를 할 수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정도의 수술까지 해서 임플란트를 하는 것이 그 환자분에게 가장 좋은 방법이냐도 같이 생각해야 합니다.
빠진 치아 숫자만큼 임플란트를 심을 필요도 없습니다
치아가 세 개 빠졌다고 반드시 임플란트를 세 개, 네 개 빠졌다고 네 개를 심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임플란트를 처음 배울 때만 해도 어금니가 여러 개 빠진 경우에는 씹는 힘을 견디기 위해
빠진 치아보다 많은 수의 임플란트를 심어 힘을 분산시키는 개념이 많이 강조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임플란트의 형태와 표면처리 기술, 보철 방식이 많이 발전했습니다.
지금은 여러 치아가 연속해서 빠진 경우
몇 개의 임플란트를 이용해 연결된 보철물을 만들어 충분히 기능을 회복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빠진 치아 수 = 심어야 할 임플란트 수’
로 치료계획을 세우지는 않습니다.
임플란트의 목적은 빠진 자리의 숫자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잘 씹고 오래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몇 개를 심어야 하나요?”보다 먼저
“이 환자분에게 어떤 방법이 가장 합리적으로 오래 기능할 수 있을까?”
를 생각하려고 합니다.

